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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읽기] 변화가 많은(dynamic) 사회에서의 위험관리

  • 작성자 사진: 신범 김
    신범 김
  • 6월 4일
  • 2분 분량

Jens Rassmussen by DTU
Jens Rassmussen by DTU

jens Rasmussen(1926-2018)은 산업안전보건 분야의 위험관리를 위한 효과적 모델링과 그에 기반한 내실있는 관리체계 구축을 위한 이론을 개발하였고, 그의 연구는 커다란 영향을 미쳐왔다. (Wikipedia 보기, 덴마크 DTU Rasmussen 페이지 보기) 오늘은 그가 쓴 논문 중에서 나에게 영감을 준 특별한 그림이 있는 논문을 소개한다.


Rasmussen, J. (1997). Risk management in a dynamic society: A modelling problem. Safety Science, 27(2–3), 183–213. https://doi.org/10.1016/S0925-7535(97)00052-0


Rasmussen은 어떤 기업의 안전관리 시스템은 사회구조와 기술이 결합된 위계구조로 되어 있다고 본다. 그래서 산업안전보건법 같은 법률이 만들어지는 최상층으로부터 기업의 현장부서인 가장 하층까지 규제가 도달하여 영향을 미치는 과정이 복잡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Top-down 방식으로 안전규제가 전달될 때 여러 단계를 거치는 과정에서 의미가 상실되기도 하고 변형되어 다른 방식으로 이행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Rasmussen은 어떤 사고가 발생했을 때 현장에서 위법적 행위를 지적하고 그에 대해 부주의한 노동자를 처벌하는 것이 사고관리에 도움이 되느냐고 묻는다. 위법적 행위는 일정한 선택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고, 그러한 선택이 이루어진 배경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Rasmussen은 안전과 관련한 모든 행위자들의 행동이 이루어지는 데에는 압력이 작동한다고 본다. 이것을 기체입자의 브라운운동에 비유하며 이런 그림을 보여준다.



위험하지 않게 작업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하지만 경영의 압박으로 빨리 생산하라고 하면 부서에서는 사고가 나지 않을 정도에서 빨리 생산할 방법을 찾는다. 작업자들이 탈진할 수준까지 일을 시켜서는 안되기 때문에 노동강도와 작업시간도 따져본다. 그러다보면 안전규제가 요구하는 수준을 넘어서게 된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수 있지만, 이러한 과정들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다. 따라서 사고의 중요한 요인은 작업 수행에 가해지는 어떠한 압박이다.


Rasmussen의 이야기는 복잡하지만 단순하다. 현대사회의 급변하는 시장에서 기업의 생존을 위해 다양한 생산압박이 존재하는데, 이 속에서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생산압박에도 불구하고 넘어서는 안되는 경계선을 존중하는 힘이 시스템 속에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력한 규제, 경영자의 안전관리 의지표명, 관리자들에 대한 교육, 기업의 안전문화 진단과 안전시스템에 대한 점검, 작업자들의 업무 계획 수립 이 모든 영역에서 안전의 경계가 명확히 드러나게 할 방법을 찾자고 제안한다. 쉽게 넘지 못할 경계를 말이다.


우리는 사실 경계를 매일 넘는다. 문제는 경계가 있다는 것을 모르고 경계를 넘고 있다는 것도 모르면서 넘는다는 점이다. Rasmussen은 회사가 망하고 작업자가 탈진하는 경계가 있는 것처럼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안전의 경계가 있다고 알려준다.


위험은 보이지 않는 것인가? 보지 않는 것인가? Rasmussen은 이러한 질문에 대해 아주 실용적인 제안을 우리에게 던진다.


작업 규칙으로부터 자주 벗어나는 문제점을 생각하면, 휴먼 에러가 사고의 70-80%에서 결정적 요인이라는 사고 검토 의견은 당연한 것이다. 그리고 위험 작업에는 몇 겹의 예방 대책이 수립되어 있으므로, 여러 개의 에러와 결함이 사고에 기여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경쟁적 환경에서 경영 성과를 거두기 위해 통상적으로 허용되는 관행의 경계선에 근접해서 운영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허용가능한 경계선에 근접한다는 것은 허용가능한 안전의 한계를 넘을 위험을 의미한다. 보팔, 플릭스보로, 제브뤼헤, 체르노빌과 같은 여러 사고에 대한 법원의 보고서는 이 사고들이 독립적인 실패와 휴먼 에러에 의해 발생했다기 보다는 공격적이고 경쟁적 환경에서 비용효율성에 대한 압박 때문에 조직 행동이 사고를 향해 체계적으로 이동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우리는 동일한 종류의 경쟁적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여러 행위자들이 내리는 의사결정의 상호 작용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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